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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인의 에너지 (시저 말란)
    생활 정보 2024. 1. 7. 23:54

    내셔널 지오그래피 채널에서 매일 밤 8 50분에 시저 밀란의 도그 위스퍼러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는 개들을 의뢰하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개 행동전문가인 시저 밀란이 개의 나쁜 습관을 고쳐주는 것이다.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류의 강아지 버전이다. 흥미롭게 정규 방영 분을 보고 난 나는, 이 까무잡잡한 멕시코 전문가에 푹 빠져서 다른 에피소드들을 이것저것 찾아보았다.

     

     흥미로운 점은 사는 곳도, 배경도, 가족 구성원도, 소득도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의뢰를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개가 말썽을 부리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딱 한 가지였다. 바로 주인이 리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저 밀란에 따르면, 개는 친구의 말은 듣지 않고 리더의 말만 따른다고 한다. 현재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을 감정 없이 제지하지 않으면 개는 자기가 주도권을 가지려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특히 시저 밀란은 개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혼내는 것과 훈련을 시키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보통 개는 주인의 에너지에 반응하는데 두 상황에서 주인이 내뿜는 에너지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문 앞 복도로 누가 지나갈 때 개가 마구 짖어대는 것을 혼내는 것은 주인이 개가 짖는다고 이웃이 와서 한 소리 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과 그전에 못 짖게 해야해라는 다급함을 갖고 개를 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주인으로서 침착하고 차분한 행동으로 개에게 주의를 주면, 개는 금방 주인의 에너지를 이해하고 반응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모든 개의 이상 행동은 주인이 가진 평소의 에너지에 따라 생기는 것이었다.

     

     개와 화목하게 지내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나는 이 에너지라는 것이 비단 개와의 관계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개체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은 이 에너지를 전달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도 곁에 가면 믿을 수 있고 차분한 사람을 잘 따른다. 회사 동료들도, 친구들도 그렇다. 그러므로 리더로서의 에너지. 자신의 행동과 감정에 일관성이 있고, 하고자 하는 것을 주변에 관철시키는 사람으로서의 에너지가 바로 리더십의 정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 인생에서 내가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나는 이것을 좀더 잘 설명하기 위해서 기세라는 개념을 가져오려 한다. 어떤 상황에서 주도권을 가져가는 것은 에너지다. 그러나 바로 그 뒤의 상황부터 주도권을 가진 상태로 있으려면 에너지의 흐름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그것을 기세라고 생각한다. 전쟁에 관련된 영화들을 보면, 혼란한 전쟁터에서 양측의 대장들이 상대 적장을 베거나 상처 입히는 것에 따라 판세가 금세 뒤집히곤 한다. 군사의 숫자와는 상관없이, 기세가 꺾이는 것이다.

     

    개인의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살려고 하는데, 여기에 딴지를 거는 것들이 자꾸 생긴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게으름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무기력일 것이다. 혹은 전혀 다른 여러 이유일 수 있다. 인간은 다양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어서, 많은 이유들이 우리를 옭아매기 때문이다. 한 두번의 주도권 놓침은 만회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계속되면 나의 주인으로 서는 데 자꾸 실패하게 되어 자신의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다. ‘나는 안돼라고 생각하는 것은 누군가의 업적을 질투하거나 심하게 부러워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해 자신이 평가하는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정말 큰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기를 팍팍 줄 수 있는 활동들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도그 위스퍼러로 돌아가보자. 한번 개를 고쳐주고 나면, 시저 밀란은 마지막에 개주인들에게 꼭 이런 당부를 덧붙인다. ‘개의 뇌는 이미 예전에 주로 하던 집착과 나쁜 습관들을 더욱 익숙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배운 교훈들을 꼭 매일 반복해서 같이 학습해주세요.’ 나는 이것 또한 개인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매일 하는 훈련으로 자신을 조금 더 좋아할 수 있게 된다면 나는 그것 또한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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